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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원동력 - 영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 본문

일상 - 생각정리

나의 원동력 - 영어 공부에 대한 이야기

cocokaribou 2023. 7. 5. 10:57

질투는 나의 힘

예중, 예고, 미대를 졸업하고 숱한 딴짓(?)을 거쳐 3년차 개발자라는 이 자리까지 오게 한 나의 원동력은

좋아보이는 것 찾아보기 (시뮬레이션 능력)이다.

 

당장 알아듣지 못해도, 당장 해내지 못해도 괜찮다.

좋아보이는 것, 즉 언젠가 성취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그것에 노출되면서 익숙해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주제파악을 해야하므로 고통스럽다.

나와 연고없는 사람에게 질투를 느끼면서 스스로를 괴롭힌다.

 

그러나 현실적인 무력감을 느끼더라도, 미래에 방점을 찍고 상상하기를 멈추면 안 된다.

지금은 어려운 일이어도, 제대로 된 방향으로 향하고만 있다면

이뤄내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믿음을 가진다.

 

나는 이런 방식으로 당장 할 수 없어보이는 일들을 몇 년에 걸쳐서 성취해나갔다.

 

일례 1 - 영어

유치원에 들어가기 전부터 자막/더빙이 없는 디즈니 만화영화들을 달고 살았다.

엄마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가 되기를 바라셨다고 한다.

기대와는 달리 영어를 단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하고 영상만 봤다.

그래도 재밌었다. 

"세상에 불가해한 것이 많다. 당연히 내가 못 알아들을 수도 있다." 라는 감정을 아기 때 배웠다.

그러면서 영어를 말하는 소리에 익숙해졌다.

 

중학생 때 영문법이 너무 어려워서 영어를 놔버리고 싶었던 적도 있다.

그래도 영어를 취미 영역에서 받아들이며 익숙해지려고 했다.

의무교육시절 내내 영어를 곁에 두었다.

 

고등학생 때 노스텔지아 크리틱Nostalgia Critic이라는 영화 리뷰어의 영상을 자막없이 찾아봤다.

-> 이 때 영상을 엄청 본 덕분에 8,90년대에 웬만큼 유명했던 미국 영화들이라면 내용을 대충 알고 있다.

 

입시공부할 때 틈만 나면 전자사전에서 흥미로운 영단어들을 검색하고 수집했다.

-> 나중에 만난 국제학교 출신 친구가 외국어 공부는 어휘싸움이라고 말하는 것에 납득했다.

 

대학교에서 매 학기마다 원어민 교수가 영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한 개 이상 수강했다.

-> 미술사, 영문학, 미디어, 영작문, 취업대비 등등 다양한 수업을 들었다.

 

데비앙아트Deviant Art 라는 그림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면서 영어로 글그림을 올렸다.

-> 만화 대사를 영어로 적기 위해 영어사전을 끼고 살았다.

 

대학생 때부터 취업한 지금까지도 영문법 스터디를 진행하거나, 영어회화 모임에 나갔다.

-> 영어로 네트워킹을 하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것임을 직감했다.

 

 

영어를 쓰는 게 좋아보여서, n년간 영어를 쓴다는 기분을 냈다.

그랬더니, 영어 듣기 / 글쓰기 / 읽기 실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대학생 때 교내 영어 글쓰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 영작문수업을 지도했던 교수님 추천으로 나갔다. 에세이 형식의 글 구조를 배웠다.

 

도쿄 교환학생 시절, 캠퍼스 국제교류라운지에서 스태프로 뽑혀서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영어로 말하면서 일했다.

-> 미국 대학을 다 떨어지고 플랜B로 택한 일본 유학이었는데, 영어를 쓸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에 돌아와서 영어학원에서 보조강사로 일하면서 초중등학생에게 문법 보충수업을 했다.

-> 나한테 배우면서 친해진 중학생들이 "미대생인데 어떻게 우리 가르쳐요?" 라고 물었던 적도 있다.

 

외국어 공부의 경험을 살려서 대학생 때부터 일본어를 공부해서 유학, 발표대회수상, 일본취업, 과외지도까지 해냈다.

-> 외국어를 배우면 배울수록 사고와 지식의 축이 늘어나는 경험을 했다.

 

개발자로 일하면서 영어 실력이 큰 강점이 되었다.

-> 스펙과 오류 읽기, 이름짓기, 검색 등등 영어가 유용하게 안 쓰이는 곳이 없다.

 

 

위의 일들을 해내면서, n년간의 영어와 관련된 경험과 기억들이 하나로 모이는듯한 기분이 들었다.

정량적인 점수보다도 자신감이 붙었고, 덕분에 새로운 기회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많이 낮아졌다.

 

좋아보이는 것이 생기면 당장 성취하기 어려울지라도 끊임없이 상상하면서 기분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면 작은 시도 하나에도 의미가 생기고, 축적이 생긴다.

나는 항상 좋아보이는 것들을 찾아내고, 그것을 얻어낸 내 자신을 상상하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작은 목표더라도, 목적을 가슴에 품고 시행착오를 겪어가는 인생이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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